
켈린이 BNK FearX로 둥지를 옮긴 뒤 첫 시즌을 마무리했다. ASI 우승이라는 팀 역사를 쓰며 재기에 성공한 모습이다. 나 역시 처음에는 켈린-디아블 듀오의 호흡이 과연 잘 맞을지 의문이 들었지만, 실제 경기를 지켜보니 라인전에서 거의 밀리지 않는 안정감을 보여줬다. 솔직히 예상 밖의 결과였다. 긴 선수 생활 동안 여러 팀을 거치며 힘든 시기를 겪었던 켈린이 BNK에서 어떤 과정을 통해 다시 날갯짓을 시작했는지 궁금해지는 지점이다.
디아블과의 듀오, 그 실체
켈린은 디아블과 봇 듀옹를 이루며 라인전에서 거의 지지 않는다는 평을 받는다. 켈린 본인도 반반 이상은 간다고 인정할 정도. 켈린의 높은 유틸 서포터 숙련도와 디아블의 과감하고 공격적인 성향이 잘 맞는다. 켈린이 레나타나 라칸을 꺼내면 라인전 주도권을 가져갈 경우가 상당히 많다. 다만 켈린은 본인 스스로를 LCK 5등 서포터라고 평가했다. 겸손의 표현일 수도 있지만 켈린은 스스로에게 정직한 편이다. 켈린은 주어진 밴픽에 맞춰 라인전을 강하게 가져가거나 한타 중심 플레이를 선택할 수 있는 유연함이 장점이다. 두드러지는 개성이 없다고도 말할 수 있지만 뛰어난 육각형의 플레이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포탑 골드 관련해서는 재밌는 답변을 했는데, 나미처럼 아이템을 빨리 띄워야 하는 서포터라면 골드를 먹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포탑 골드를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하지만 켈린 본인은 디아블 선수에게 혼날까봐 거의 안 먹는다고 장난스럽게 말한다.
ASI 우승과 다음 스텝
BNK는 올 해 ASI 우승과 LCK에서의 선전이라는 뛰어난 성과를 냈다. 켈린에게는 특히 의미있었을 것이다. ASI 결승전 상대가 전 소속팀이었던 DK였기 때문이다. 켈린은 DK를 상대로 이길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ASI에서 우승한 후 강남의 고층 호텔 레스토랑에서 회식을 하며 팀원들과 승리를 축하했다고 말한다. 우승 순간은 켈린에게 단순하게 우승 이상의 의미를 가졌을 것이다. 과거의 본인을 이겨내는 느낌은 아니었을까. 켈린은 2026 시즌의 목표를 월즈 진출로 밝혔다. 작년 월즈 결승전에 전 동료인 덕담이 진출하는 것을 보며 강한 동기부여륿 다았다고 한다. 쟤도 하는데 나도 할 수 있다는 꽤나 강력한 자극이 된다. 다만 팀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탑라이너 클리어가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 많은 잠재력을 일깨울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며 팀 동료를 따뜻하게 바라보았다. 일반적으로 서포터보다 원거리 딜러에게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꽂힌다. 하지만 켈린은 원딜이 잘하면 서포터를 커버할 수 있고 서포터도 원딜을 커버할 수 있다며 둘 다 서로에게 중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것이 더욱 현실적인 의견일 것이다. 디아블과의 합이 계속 발전한다면 더 높은 목표를 향해 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