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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규제에 애플 수수료·결제 변화

by 은하수 고양이 2025.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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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결제 화면

 

유럽연합(EU)이 디지털시장법(DMA)을 통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시장 지배력을 규제하자, 애플이 유럽 시장에서 결국 정책을 수정했다. 기존의 폐쇄적인 앱스토어 정책을 바꾸고 외부결제 유도 허용 및 수수료를 대폭 인하하면서 글로벌 앱 생태계의 구조적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한국 시장에도 변화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유럽연합의 강력한 규제와 애플의 정책 선회

2024년 4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디지털시장법(DMA)을 근거로 애플에 약 5억 유로(8,100억 원), 메타에 2억 유로 등 총 7억 유로(1조 1천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애플은 즉시 반발했지만, 결국 유럽에서 백기를 들었다. 같은 해 6월, 애플은 유럽 지역 개발자 페이지를 통해 새로운 앱스토어 정책을 발표했다. 핵심은 ‘수수료 인하’와 ‘외부결제 유도 허용’이다. 기존에는 외부결제 안내조차 허용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아웃링크와 외부 URL 삽입도 가능해졌고, 외부 사이트 연결 시 경고창도 단 1회만 노출된다. 이는 유럽연합이 “외부결제 유도 금지 조항이 시장 독점이며 소비자 권리를 침해했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애플은 과징금 부과에 대해선 항소할 계획이지만, 규제 준수를 위한 정책 변경은 공식화했다.

수수료 대폭 인하와 앱생태계 변화

이번 변경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수수료 체계 개편이다. 기존의 30% 수수료는 사라지고, 단계별로 5%~13% 수준으로 대폭 낮아졌다. ‘1단계’는 최소한의 기능만 이용할 경우 적용되며 수수료는 5%다. ‘2단계’는 앱스토어의 전 기능을 이용하는 경우이며, 이 경우 수수료는 13%다. 중소기업이나 1년 이상 정기구독 개발사는 10% 수수료가 적용된다. 앱 외부결제까지 허용되면서, 소비자는 더 다양한 결제 옵션을 접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기존 인앱결제 수수료를 부담하던 개발자와 스타트업에게 긍정적인 변화로 해석된다. 유럽의 이번 조치는 단순한 수수료 인하가 아니라, 애플이 그동안 구축해온 앱스토어의 ‘닫힌 생태계’를 공식적으로 열기 시작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글로벌 앱마켓 시장 전체가 더 개방적인 구조로 변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국은 아직 반쪽짜리 외부결제

흥미롭게도, 한국은 이미 2021년 세계 최초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를 기반으로 2023년 방송통신위원회는 애플과 구글에 각각 205억 원, 475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애플은 한국에서 외부결제를 허용하되, 수수료를 26%로 책정해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더불어, 방통위는 정족수 미달로 주요 안건 심의조차 진행하지 못해 사실상 집행이 마비된 상황이다. 법적 기반은 갖춰졌지만 제도적 실효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반면 유럽은 법률 집행과 규제 집행이 동시에 작동하며 실질적 정책 변화를 이끌어냈다. 이에 따라 한국 개발자 및 사용자들도 유럽과 같은 실질적 수수료 인하와 외부결제 허용을 기대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앱마켓사업자의 보복행위를 금지하는 법안도 발의됐지만, 아직 통과되지 못했다. 앞으로 한국도 글로벌 흐름에 발맞춰 보다 명확한 정책적 대응이 요구된다. 애플이 유럽에서 보여준 정책 변화는 빅테크의 독점 규제와 앱마켓 생태계 개방이라는 흐름의 시작점이다. 외부결제 허용, 수수료 인하 등 실질적인 변화가 이뤄지며 글로벌 앱 시장이 다시 설계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제도적 기반은 마련했지만 집행력 부족으로 아직 미진한 상황이다. 유럽에서 촉발된 이 변화가 한국 앱 생태계에도 긍정적인 자극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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