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AI광고 퍼블리시티 논란과 재발방지

by 은하수 고양이 2025. 10. 9.
반응형

 

퍼스트디센던트의 ai 광고로 활용된 유튜버 '다니엘 더 데몬(DanieltheDemon)'

넥슨의 루트슈터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가 AI로 제작된 틱톡 광고 영상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해외 스트리머의 얼굴이 무단으로 사용된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AI 활용의 윤리적·법적 문제와 게임사 책임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개발진은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번 사건은 AI 시대의 마케팅이 직면한 새로운 위험을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AI 광고가 불러온 논란의 시작

지난 8월, <퍼스트 디센던트>의 공식 틱톡 계정을 통해 올라온 한 광고 영상이 게이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다. 영상 속에는 시즌 3 업데이트를 소개하는 남성 스트리머가 등장했지만, 자세히 보면 어딘가 어색했다. 목소리의 억양과 시선 처리, 피부 질감 등이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AI 합성 영상 특유의 특징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 영상은 실제 <퍼스트 디센던트> 크리에이터가 공유하면서 더 큰 논란으로 번졌다. 그는 “공식 광고에 실제 크리에이터 대신 AI를 활용하는 것은 활동 중인 크리에이터들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특히 넥슨의 크리에이터즈 프로그램에는 8천 명 이상이 등록되어 있어, 커뮤니티 내부에서는 “실제 사람 대신 AI 모델을 쓰는 것은 신뢰를 저버린 결정”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유저들은 영상이 삭제되었다가 재업로드되는 점을 지적하며, 개발팀이 비판 여론을 관리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콘텐츠를 내렸다가 올리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단순한 마케팅 실수로 보기에는 논란이 커진 셈이다.

AI 마케팅, 혁신인가 위험한 선택인가

사실 게임 업계에서 AI를 활용한 마케팅은 낯선 일이 아니다. 액티비전은 지난해 AI로 제작된 ‘가짜 광고’를 SNS에 게재하여 유저의 관심도를 조사한 적이 있으며, 라이엇 게임즈 또한 <리그 오브 레전드: 와일드 리프트> 3주년 기념 영상에서 AI를 활용했다가 유저 반발을 산 사례가 있다. 이처럼 AI 기술은 빠르게 마케팅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품질과 진정성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AI로 만들어진 인물이나 음성이 실제 인플루언서처럼 보일 경우, 소비자들은 이를 실제 사람의 발언이나 추천으로 오해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번 <퍼스트 디센던트> 사건은 단순한 기술 실험이 아니라, 콘텐츠 신뢰도에 대한 문제로 확산됐다. 유저들은 “AI가 만든 광고를 공식 계정이 올렸다는 것은 게임사 스스로 콘텐츠 품질 관리 책임을 포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임 마케팅의 핵심은 신뢰와 커뮤니티의 연결이다. 하지만 AI 영상의 무분별한 활용은 오히려 그 관계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전반의 경각심이 필요하다.

퍼블리시티권 침해 논란과 법적 쟁점

논란이 더 커진 계기는 해당 영상 속 인물이 실제 스트리머 ‘다니엘 더 데몬(DanieltheDemon)’임이 밝혀지면서부터였다. 그는 “넥슨이나 퍼스트 디센던트와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내 얼굴과 반응을 AI로 변조한 것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외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사안이 단순한 오해가 아닌 퍼블리시티권 침해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퍼블리시티권이란 개인의 이름, 얼굴, 목소리 등 초상을 상업적으로 사용할 권리를 말한다. 특히 스트리머나 연예인처럼 대중적 인지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인물은 이 권리가 명확히 보호된다. 이철우 게임 저작권 전문 변호사는 “본인의 초상과 목소리를 영리적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스트리머의 경우, 이를 동의 없이 광고에 사용하는 것은 법적으로 침해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도 2021년 이후 부정경쟁방지법 개정을 통해 퍼블리시티권이 법적으로 보호되고 있으며, 미국은 그보다 훨씬 이른 시점부터 관련 소송 사례가 축적되어 있다. 만약 피해자가 정식으로 소송을 제기한다면, 해외에서도 법적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단순한 마케팅 실수가 아니라 AI 활용과 인격권 침해가 교차한 새로운 형태의 저작권 분쟁이라는 점에서, 게임 산업 전반의 경계가 필요한 대목이다.

개발진의 해명과 재발 방지 약속

논란이 확산되자 <퍼스트 디센던트> 개발진은 8월 1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들은 “틱톡 크리에이티브 챌린지 과정에서 크리에이터 영상의 무단 도용 여부와 AI 사용 여부를 충분히 검수하지 못했다”며 “이는 명백한 관리 소홀이며, 확인 즉시 광고 집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또한, 해당 영상이 공식 틱톡 계정에서 직접 업로드된 것이 아니라 광고 시스템을 통해 크리에이터 콘텐츠가 노출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개발팀은 “문제의 영상이 AI 도용물임을 확인했고, 관련 콘텐츠를 모두 차단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재발 방지에 대한 구체적 대책이다. 개발진은 “마케팅 콘텐츠의 진정성과 크리에이터의 노력을 존중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향후 광고 검수 단계 강화, AI 활용 정책 수립, 커뮤니티 협의 절차 도입 등을 약속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한 게임의 문제를 넘어, AI 기술이 상업 영역에서 어떻게 사용되어야 하는가라는 윤리적 질문을 던진다. <퍼스트 디센던트> AI 광고 논란은 단순한 기술 오용이 아니라, 인간의 얼굴과 정체성이 상품화되는 시대의 문제를 드러냈다. AI는 효율을 높이고 제작비를 절감하는 도구가 될 수 있지만, 진정성과 신뢰를 대체할 수는 없다. 게임 산업이 커뮤니티 중심으로 발전해온 만큼, 팬과 창작자를 존중하는 문화적 기반 위에서 기술을 활용하는 균형감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넥슨 개발진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이 진정성 있게 지켜질지, 그리고 AI 마케팅의 기준이 어디로 향할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