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날이 있다. 이상하게 마음이 불편해지는 날. 어디가 안 좋은 것도 아닌데 괜히 운동을 생각하면 이유 없이 피로한 날. 그럴 때 사람들은 느끼게 된다. "아 내가 나태하구나" 그래서 휴식 날은 늘 변명이 따른다. 오늘 몸이 좀 안좋아, 오늘 바빠, 오늘은 그냥 쉬려고. 하지만 휴식 도중에도 찝찝한 느낌이 남는다. 계획을 포기한 사람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 글은 그런 사람들을 위한 글이다.
멈추지 않는 꾸준함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대개 꾸준함을 직선의 형태로 생각한다. 단 한 번을 거르지 않고 계속 실행해나가는 모습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 일상에서 그런 꾸준함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라 매일마다 컨디션이 다르고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하물며 기계도 고장이 나는 날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휴식 날을 실패한 날이라고 생각한다. 계획에 없는 휴식은 곧 의지력 부족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고 방식은 휴식 자체보다도 휴식 이후의 선택을 더 어렵게 만든다. 휴식 날이 생기면 그 다음 날의 부담은 두배가 된다. 어제 쉬었으니 오늘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 부담이 생기고 그 부담은 재시작에 또 부담이 된다.
회복이 없는 성실함은 오래 가지 못한다
운동을 오래 하는 사람들은 의외로 휴식 날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공통점이 있다. 무작정 운동하기 보다는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하고 그 리듬을 조정한다. 그 사람들에게 휴식날은 계획의 일부에 불과하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포기라고 여기고는 한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하루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포기하는 것 처럼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반대의 뜻에 가깝다. 제대로 휴식하지 못한 상태의 운동과 습관은 오히려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체력을 갉아먹어 번아웃으로 이어진다. 특히 운동이 이 부분에서 더 그러하다. 몸이 제대로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운동을 재개하면 퍼포먼스가 떨어지고 부상 위험이 커진다. 그러면 감정적으로도 운동을 거부하게 된다. 오히려 휴식을 허용하는 운동의 루틴을 구성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오늘은 쉬는 날이라는 확고한 기준이 있다면 오늘은 어차피 쉬는 날이기 푹 쉬고 내일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운동 뿐 아니라 삶과 일과에도 적용된다. 억지로 버티고 지속하는 사람보다 잠시 내려놓고 쉰 후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는 사람이 결국 더 좋은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쉬는 날을 인정할수록 다시 시작은 쉬워진다
꾸준함은 얼마나 자주 했느냐보다 얼마나 더 오래 했느냐가 더 중요하다. 중간에 휴식한 날이 얼마나 있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으며 휴식 이후에 포기했는지, 다시 시작했는지가 훨씬 중요하다. 운동이 삶에 주는 교훈 중 하나는 휴식에 대한 죄책감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 휴식했다고 아예 포기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휴식으로 에너지를 충전했으니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자기 관리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스스로를 억지로 몰아부치기 시작했을때다. 오늘 쉬었다고 해서 내일 다시 시작 못한다는 법은 없다.쉼을 허용하지 않는 성실함은 결국 자신과의 관계를 망가뜨린다. 오늘 쉬었다면, 그건 실패가 아니다. 단지 리듬의 한 부분일 뿐이다. 그리고 그 리듬을 인정할수록, 다시 돌아오는 길은 생각보다 훨씬 부드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