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행동을 두고도 사람마다 전혀 다르게 느끼고는 한다. 누군가에는 운동이 정말 쉽지 않은 일이고 누군가에게는 당연히 하게 되는 습관이다. 분명 같은 행위를 보는 시선인데 왜 이렇게 다른 것일까. 이는 사실 성실함이나 의지보다는 그 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느냐에 따른다. 이 글은 습관이 행동의 반복 이상으로 정체성이 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행동은 유지하려 하면 힘들고, 정체성은 저절로 작동한다
습관은 억지로 유지하려고 얘쓸 수록 더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오늘도 해야한다고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가하고 습관의 실행을 놓치면 스스로를 비난한다. 이런 방식은 계속해서 정신력을 소모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비슷한 습관을 유지하면서도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운동을 가기 싫은 날에도 별 생각 없이 선택한다. 고민의 단계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 차이는 행동의 방식이 아니라 행동을 설명하는 방식에서 시작된다. 운동을 해야하는 사람과 운동하는 사람은 같은 말인 것 같지만 전혀 다른 말이다.
반복은 행동을 만들고, 행동은 인식을 바꾼다
정체성은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먼저 작은 행동이 반복되고 그 반복이 쌓이면 해석도 변한다. 처음에는 억지로 운동을 하는 사람이 되지만 언젠가부터는 운동으르 하는 편이라는 말이 더 적합해진다. 중요한 부분은 이 전환이 성과로부터 나온다는 것이 아니다. 내 몸이 바뀌어서거 아니라, 기록이 눈에 띄게 좋아져서가 아니라, 운동을 빠지는 날이 있어도 다시 돌아오는 경험과 완벽하지 않아도 관계를 끊지 않았다는 경험이 누적되면서 인식이 바뀌는 것이다. 이 시점이 오면 습관의 성격도 달라진다. 더 이상 매번 결심하지 않아도 되고 운동을 못 한 날을 과하게 비난하지 않는다. 운동은 그저 나를 설명하는 요소 중 하나가 된다. 목표를 향한 도전이 아니고. 그래서 정체성 기반의 습관은 외부 변수에 덜 흔들리게 된다. 바쁘거나 힘든 날에도 완전히 습관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운동을 안 하는 나가 더 이상하기 때문이다.
습관의 완성은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런 사람이 되는 것이다
습관은 성공과 실패로 나눌 필요가 없다. 하지만 실제로 오래 가는 습관은 내가 습관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는 감각보다는 습관에 익숙해졌다는 감각에 더 가깝다. 운동이 삶에 남기는 가장 깊은 변화는 기록과 수치, 체형의 변화가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인식의 변화이다. 나는 원래 습관을 꾸준히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생기는 순간 습관은 더 이상 특별한 노력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것이 된다. 그래서 지금 단계에서는 더 강한 의지나 구체적인 목표가 아니라 반복이 더 중요하다. 그 반복은 행동을 넘어 인식이 될 것이다. 습관을 지키는 것이 어렵다면 아직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나는 아직 습관을 몸에 익히고 있는 사람에 불과한 것이다. 계속해서 습관을 반복하고 또 반복하게 된다면 언젠가는 습관이 몸에 익어 '그런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