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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고 싶다는 마음이 나를 해칠 때

by 은하수 고양이 2026.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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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고 싶다는 마음이 나를 해칠 때

 

잘 살고 싶다는 말은 누구나 하는 말이다. 더 나은 삶, 더 괜찮은 사람이 되기 등등. 그래서 이 말 자체에는 별 다른 의심의 여지가 없다. 잘 살고 싶다는 마음은 언제나 옳은 것만 같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이 잘 살고 싶다는 마음은 삶을 지탱하기 위함보다는 나를 조이고 몰아치기 위한 말로 변질되고는 한다. 하루의 마감을 스스로에 대한 평가로 하게 되고 선택 하나하나에 의미를 따지게 되고, 쉬는 시간이 불안해진다. 더 잘 살고 싶다는 마음이 삶의 기준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의 감시자가 되는 것이다. 이 글은 바로 그런 느낌에 대한 이야기이다. 

잘 살고 싶다는 욕망은 언제부터 부담이 되었을까

처음에는 다들 단순하게 시작한다. 운동, 계획, 습관 등등. 다 잘 살고 싶어서 시작하는 것이다. 몸이 더 커졌으면 좋겠고 하루를 더 알차게 보내고 싶어서 정도의 소소한 바람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바람들은 점점 더 구체적인 기준을 가지게 된다. 운동의 루틴은 어떠했는지, 오늘 얼마나 공부헀는지, 오늘이 나에게 도움이 되었는지. 이런 기준들이 생기면서 점점 삶은 평가의 대상이 된다. 문제는 이 기준이 멈추지를 않는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하게 되면 그 수준이 곧 내 기본값이 되고 그 이상을 위해 더 노력하게 된다. 더 잘 살고 싶다는 마음이 이렇게 기준점을 계속해서 끌어올린다. 

기준이 높아질수록 삶은 현재에서 멀어진다

기준이 높아질 수록 사람은 현재에 만족하기 어려워진다.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지 못하고 항상 비교하게 되고 나를 평가하게 된다. 어제에 비해 더 나아졌는지, 남들에 비해 떨어지지는 않는지, 지금 이 순간이 최선의 순간인지. 운동을 예로 들자. 예전에는 30분만 운동해도 괜찮았는데 이 정도의 강도로는 이제 근육이 더 성장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보니 운동의 강도도 높이게 되고 시간도 더 많이 쓰게 된다. 그리고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 같은 날에는 아예 운동을 쉬어버리게 된다. 그러나 마음은 편치 않다. 이런 삶의 구조에서는 삶이 현재가 아니라 미래에 있다. 지금의 나에는 만족할 수 없고 나보다 더 높은 곳에 내가 있어야만 마음이 놓인다. 그래서 현재는 임시 상태에 불과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잘 살고 싶다는 마음은 쉬는 시간을 죄책감으로 바꾼다

잘 살고 싶다는 욕망이 강해질 수록 휴식은 휴식이 아니게 된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오롯이 쉬는 시간이 낭비처럼 느껴져 휴식에도 뭔가를 해야만 할 것 같다. 이 때 휴식은  맘 편한 휴식이 아니게 된다. 내일 쓸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 제대로 쉬어야만 하고 쉬는 시간에도 뭔가 의미가 있어야 한다. 이런 상태에서는 휴식이 회복이 아니게 된다. 몸은 쉬고 있어도 마음이 쉬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잘 살고 싶다는 마음이 삶의 리듬을 깨버리는 것이다.

 

 삶을 ‘관리 대상’으로만 보기 시작할 때

자기관리는 삶을 돕는다. 분명하다. 하지만 자기관리가 지속되면서 어느 순간부터는 자기관리가 내 삶을 관리하게 된다. 식단, 수면, 운동이나 감정, 생산성까지 모두 다 자기관리에 의해 관리당하고 점검당한다. 이런 구조에서는 하루를 오롯이 경험하기 어렵고 기상하는 순간부터 잠에 드는 순간까지 모든 것을 나 스스로 관리하고 체크하며 마음을 졸이게 된다. 그렇게 되면 실패의 감각이 훨씬 예민해진다. 오늘 하루가 기준에 못 미쳤다는 느낌은 곧 나는 잘 살고 있지 못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지게 된다. 

잘 살고 싶다는 마음이 자기혐오로 바뀌는 경로

잘 살고 싶다는 마음이 자기 혐오로 바뀌는 것은 순식간이다. 나의 끝없이 높아지는 기준을 지키지 못하는 날이 반복되면 나 스스로에 대해 의심하고 비하하게 된다. 이때부터 자기관리는 나를 더 나은 존재로 만드는 수단이 아니라 나를 깎아내리는 수단으로 변질된다. 이 구조가 지속되면 잘 살고 싶다는 마음이 오히려 나를 부정하는 마음으로 변한다. 

잘 살고 싶다는 마음을 내려놓지 않는 다른 방법

잘 살고 싶다는 마음은 당연히 좋은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잘 살고 싶다는 마음이 나 스스로를 압박하는 기준으로 작동할 때이다. 잘 살고 싶다는 욕망은 당연히 유지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그 욕망의 방향을 바꿔줘야 한다. 더 나아지려는 마음이 아니라 덜 무너지려는 마음으로 말이다. 운동이 가르쳐주는 태도가 이것이다. 매일 최고일 필요가 없고 오히려 상태가 별로인 날에는 그 상태에 맞춰 기준을 낮출 수 있는. 즉, 관계를 끊지 않는 법이다. 잘 살고 싶다면 오늘 하루에 최선을 다해 증명하려는 태도를 유지하지 않아도 된다. 오늘이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오늘을 편하게 생각할 때 삶은 오히려 더 안정된다. 잘 살고 싶다는 마음이 나를 해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 마음을 조금 내려놓는 것을 추천한다. 삶은 내가 관리하는 대상이 아니라 내가 누리고 살아가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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