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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혐오 없이 자기관리하는 법

by 은하수 고양이 2026.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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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혐오 없이 자기관리하는 법

 

자기관리를 시행하다가 멈추는 사람들은 대개 비슷한 지점에서 멈추고는 한다. 처음에는 건강을 위해, 더 멋져지기 위해 시작했을 뿐인데 언젠가부턴 마음이 편치 않아진다. 자기가 정한 계획, 예를 들어 운동이나 공부 등을 지키지 못 한 날에는 스스로를 비하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자기 관리를 하려고 한 것 뿐인데 스스로를 미워하는 시간이 더 늘어나게 된다. 이 시점부터 사람들은 혼란스러워하기 시작한다. 자기 관리는 분명히 좋은 일인데 왜 자기관리를 할 수록 내 마음만 상하는 것일까? 나를 돌보겠다고 시작한 일이 왜 나를 공격하는 방향으로 변질되는 것일까? 이 글은 그 지점에서 시작한다. 자기관리와 자기혐오는 왜 이리 쉽게 연결되고 그 연결을 끊지 않으면 왜 어떤 관리도 오래가지 못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자기관리는 왜 쉽게 자기혐오로 변질되는가

자기관리라는 말에는 이미 하나 전제가 깔려 있다. 지금의 내가 내 마음에 들지 않고 충분하지 않아 관리를 해야겠다는 것이다. 이 전제가 나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이 전제가 아주 쉽게 지금의 나를 비하하는 것으로 연결되기 쉽다는 데 있다. 우리는 어릴 때 부터 관리라는 개념을 성적이나 성과 등의 결과들과 연결지어 배어웠다. 관리가 잘 안 되는 날이면 혼나기 일쑤였고 관리가 잘 되어 결과가 잘 나오는 날에는 칭찬을 받고는 했다. 이런 어렸을 적의 구조는 우리에게 자기 관리를 자연스럽게 평가하는 것으로 연결짓는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 만든 계획을 지키지 못한 날 스스로를 혼내키는 것이다. 이 생각이 들 때 부터 자기관리는 자기에 대한 돌봄이 아니라 감시와 부정 평가로 이어진다. 그래서 운동이나 공부 등 자기 관리를 놓친 날 스스로를 비하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은 단순히 선택에 실패한 것일 뿐인데 말이다. 이 구조가 유지되는 한 자기관리는 반드시 자기혐오로 연결된다.

 자기혐오는 동기가 아니라 마찰이다

많은 이들이 자기 혐오를 동기인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착각이다. 자기 자신의 모습을 싫어하는 것은 분명히 챼찍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채찍만 있다면 우리는 금방 지치고 스스로를 갉아먹게 된다. 이는 자존감 하락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이런 자기 혐오는 동력이 아니라 마찰이다. 잠깐은 동기를 받아 움직일 수 있을 지 몰라도 끊임 없는 채찍질이 스스로의 에너지를 갉아먹어 금방 지치게 된다. 자기 자신에 맞서 싸우는 형태로는 어떤 습관도 오래 유지될 수 없다. 매번 습관을 유지하려는 행동을 시작할 때 마다 스스로를 몰아부쳐야 하고 스스로를 몰아부치는 데 실패하게 되면 스스로를 비하하게 되기 때문이다. 운동을 예로 들자. 운동을 못 한 날 마다 스스로를 한심하게 여기는 사람은 운동이라는 행위를 고통으로 생각하게 된다. 운동 그 자체로도 힘든 일인데 운동을 못 한 날에는 정신적인 고통까지도 스스로에게 가하게 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운동이 하기 싫어진다. 운동이 싫은 게 아니라 마음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자기관리가 무너지는 진짜 지점은 ‘관계’다

자기관리는 행동이 아니라 관계의 문제이다. 내 자신과 내가 어떤 관계에 있는지가 중요하다. 내가 나를 돕는다면 자기 관리도 수월하겠지만 내가 나를 감시하고 평가하는 관계라면 자기관리가 스스로에 대한 족쇄가 될 것이다. 자기 혐오가 개입되어 있는 자기관리에서 나와 내 자신의 관계는 수직적이다. 나는 나를 관리해야 하고 평가해야 한다. 이런 구조에서 늘 충돌이 생긴다. 나를 관리하는 나는 화가 나있지만 나에게 관리 받는 나는 지쳐있다. 이런 상태에서 나오는 자기관리는 오래 갈 수가 없다. 관리자인 나는 화를 내다가 지치고 관리 받는 나는 저항하다 지친다. 그래서 언젠가부터는 자기 관리를 아예 포기하게 된다. 그래서 자기 관리는 자기 혐오와 멀어져야 한다. 

자기혐오 없이 관리한다는 것은 기준을 다시 세우는 일이다

자기혐오 없는 자기관리는 관리에 소홀해지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기준을 촘촘하고 정교하게 세운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주로 기준을 너무 추상적으로 세워오고는 한다. 미루지 않기, 성실하기, 매일 하기 등등이 그렇다. 이런 기준은 기계에게 더 어울린다. 이런 빡빡한 기준은 거의 반드시 실패로 이어지며 그 실패는 자기 혐오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기준이 아니다. 오히려 무너졌을 때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준, 복구가 가능한 기준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운동을 하는 날에 대한 기준을 매일 한시간이 아니라 어떻게든 아무 것도 안 하는 날을 최소화하기 등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 기준에서는 휴식날도 관리하는 날이 된다. 실패의 정의가 달라지면 자기 자신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달라진다.

감정과 행동을 분리하는 연습

자기혐오 없는 자기관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행동과 감정을 분리하는 방법에 대해 익혀야 한다. 우리가 정말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바로 아 하기 싫다 이다. 이 생각이 들더라도 우리는 행동마저 포기해서는 안 된다. 감정은 명령이 아니다. 오늘 행동하기 정말 싫다고 느낀다고 해도 그 것이 오늘 운동을 못 한다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이 분리가 가능해진다면 우리가 내릴 수 있는 선택의 폭도 넓어진다. 꼭 내 운동 루틴을 다 지켜야 할 필요는 없다.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강도를 낮추는 정도의 대안도 가능하다. 이런 대안들이 자기 혐오와 분리된 자기관리의 핵심이다.

 

자기혐오 없는 자기관리는 ‘회복’을 기본값으로 둔다

자기혐오가 개입된 관리에서는 자기관리 실패에 대해 처벌을 가한다. 스스로에게 더 엄격해지고 더 밀어부치게 된다. 반면 자기혐오가 없는 자기관리에서 자기관리 실패 후 기본 반응은 회복이다. 오늘 자기관리를 안 했다면 내일 하면 된다는 생각이 기본이다. 몸이 지쳤으면 우선 회복해야 한다. 이 접근은 겉보기로는 느슨해보이나 실제로는 훨씬 탄력적이고 안정적이다. 내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심리상태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운동을 오래 수행하는 사람들의 비밀이 바로 여기에 있다. 오늘 운동에 실패했어도 내일 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 회복력은 자기 자신을 공격하지 않는 관대한 태도에서 비롯한다. 

 

자기관리는 나를 고치는 일이 아니라 나를 유지하는 일이다

자기관리를 나를 고치는 일로 정의하게 되면 자기혐오는 그 뒤를 필연적으로 따라오게 된다. 지금의 내가 문제이기 때문에 나는 더 나아져야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기관리를 나를 유지하는 일로 정의하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다. 내가 무너지거나 끊어지지 않고, 다시 치고 올라갈 수 있도록 만드는 작업이 자기관리가 될 것이다. 운동이 가르쳐주는 태도가 이런 것이다. 나를 몰아쳐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나를 소중히 여기며 뒤에서 밀고 앞에서 끌어줄 수 있는 방법. 그 방법이 바로 운동이 가르쳐주는 것이다. 자기혐오 없이 자기관리를 한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현실적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이해한 상태에서 설계한 자기관리가 오래 살아남는다. 자기관리는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다. 나 스스로를 인정하고 나와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자기관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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