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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가 없는 날에도 선택은 남았다.

by 은하수 고양이 2025.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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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가 사라진 날에도 선택은 남아 있다

 

어떤 날에는 정말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운동 계획이 머릿속에는 떠오르나 몸은 그에 딱히 반응하지 않고,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하자면 숨이 턱 막히는 날이 그렇다. 그럴 때 사람들은 말한다. "오늘 정말 의지가 없다" 그리고 이 말은 자연스럽게 행동의 중단으로 연결되는데, 의지가 없으니 어쩔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그 전제를 조금 바꿔보려고 한다. 정말로 의지가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일까? 아니면 우리는 의지에게 너무 많은 권한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의지는 늘 변덕스럽고, 그래서 믿기 어렵다

사실 의지는 몸의 컨디션에 따라 매우 쉽게 흔들린다. 어디가 불편하거나 업무가 끝나지 않거나 화가 나는 등의 외부 요인이 의지를 뒤흔든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의지를 너무 믿어버리면 일정이 무너지기 쉽다. 그런데도 우리는 "하려는 의지가 생길 때 할 게"라는 말을 많이 하고는 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 의지가 생각보다 잘 안 생긴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계획들이 시작도 되지 않거나 시작해도 오래 가지 못한다. 운동도 마찬가지이다. 어쩌면 운동이 제일 심할 수도 있다. 운동을 정말 하고 싶은 의욕이 넘치는 날에는 퍼포먼스도 잘 나오지만 그런 날은 흔치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날은 별로 운동 할 생각이 들지 않고, 몸이 피곤하고, 하고 싶지도 않다.

의지가 없어도 선택은 가능하다

그러나 의지와 선택은 다르다는 큰 차이가 있다. 의지는 감정에 가깝고 선택은 행동에 연결된다. 의지가 없다고 해도 선택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운동을 한다고 가정하자. 오늘 운동을 정말 하기 싫더라도 억지로라도 몸을 일으킬 수 있다. 그리고 헬스장에 일단은 가 본다는 선택지도 있고 정말 하기 싫다면 스트레칭만 가볍게 할 수도 있다. 이런 선택들이 의지가 충만해서 내릴 수 있던 선택일까? 아닐 것이다. 그냥 한 것이다. 이런 소소하고 작은 선택들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 내 삶이 멈추지 않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날과 조금이라도 움직인 날은 겉으로는 큰 차이가 없어보이지만 속으로는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특히 자기 인식에서 차이가 생기는데, 아무 것도 하지 않은 날은 나는 또 오늘 아무 것도 안 했다로 기억되겠지만 조그만 선택이라도 한 날은 완전히 포기하진 않았다는 선택으로 이어진다. 이 차이는 다음 선택을 더 쉽게 할 수 있게 만든다. 그래서 오래 가는 습관은 의지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정말 하기 싫어도 어쨌든 할 수 있는 선택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이런 구조를 만든 사람은 감정에 쉽게 휘둘리지 않는다.

삶을 지탱하는 것은 의지가 아니라 최소한의 선택이다

우리는 우리의 의지를 너무 크게 생각해왔다. 마치 의지가 있어야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것 처럼 생각하곤 하낟. 하지만 현실적으로 의지가 충만한 날은 많지 않으며 삶은 계속 이어진다. 운동이 주는 가장 현실적인 교훈이 이것이다. 하고 싶을 때만 하는 방식은 오래 가기 어렵고 하기 싫어도 한다는 선택을 가지는 방식이 훨씬 길게 간다. 오늘 의욕이 없어 정말 하기 싫다면 꼭 큰 결심을 할 필요는 없다. 다만 큰 선택 대신 작은 선택을 하면 된다. 한 번만 더 움직이는 것. 이 정도면 충분하다. 의지는 없을 수 있지만 선택은 없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 선택들이 쌓여서 삶을 안정적으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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