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젠가부터 아무 것도 정말 하기 싫어질 때가 있다. 운동 계획은 있지만 몸이 움직이질 않고 할 일은 많은데 하고 싶지가 않다. 이럴 때 사람들은 "아 의욕이 없다"라고 말한다. 그래도 하려고 노력한다. 글이나 영상을 보기도 하고 스스로를 자극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시도의 효과는 정말 짧다. 오히려 더 피곤해진다. 이 글은 왜 그럴 수 밖에 없는지, 그리고 다시 움직이려면 어떤 것을 바꿔야 하는지를 말하는 글이다.
의욕은 결과이지 출발점이 아니다
의욕이 있을 때 행동이 온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반대에 가깝다. 무언가 행동을 하고 나서야 의욕이 생기는 것이다. 작은 행동 하나가 의욕을 끌어올린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의욕을 행동보다 먼저 하려고 한다. 의욕이 생기지 않으면 생길 때 까지 기다리거나 억지로 의욕을 끌어올리려 한다. 하지만 의욕은 그렇게 쉽게 생기지 않으며 이런 자원에 행동을 맡기면 다시 시작은 늘 불안정해진다. 그래서 의욕이 없을 때 진짜로 필요한 것은 행동을 하게 하는 환경이다.
환경은 생각보다 훨씬 강력하게 선택을 밀어준다
사람은 주변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보이는 것, 느껴지는 것, 움직여야 하는 거리 등등이 그 주변에 해당한다. 운동복이 내 눈 앞에 바로 보이는 것과 옷장 깊은 곳에 있는 것과는 차이가 크다. 운동복이 눈에 보이면 고민할 이유가 없이 운동복을 입고 바로 운동에 가게 된다. 또한 헬스장이 가까우면 고민 없이 헬스장에 가게 되지만 헬스장이 멀면 가는 데에만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 작은 차이들이 행동의 빈도를 바꾼다. 의욕과 상관 없이 말이다. 어떤 행동을 멈췄다가 다시 시작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이 것이다. 환경이 이전과 똑같다. 운동을 그만 두었을 때의 환경이 지금도 그대로라면 다음에도 비슷한 이유로 다시 멈추게 될 것이다. 반대로 다시 돌아오는 사람들은 환경을 조금 바꾼다. 시간대나 강도, 준비운동 등이 그렇다. 이러한 작은 변화는 실천까지의 저항을 크게 낮춘다. 이런 방식의 장점은 분명하다. 의욕 없는 날에도 선택할 수 있다. 감정이 바닥칠 때도 구조와 주변 환경이 나의 등을 밀어준다.
다시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마음이 아니라 배치다
의욕이 없다는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원인을 자기 안에서만 찾는 것은 문제이다. 대부분 사람은 환경이 문제인 것을 깨닫지 못한다. 운동이 내게 주는 가르침이 이것이다. 잘 살고 싶다면 환경을 바꾸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마음은 쉽게 지치기 마련이지만 환경은 지치는 법이 없다. 아무 것도 지금 하고 싶지 않다면 큰 노력을 하는 대신 환경의 배치를 작게 바꿔보자. 의욕은 항상 늦게 따라온다. 먼저 움직이는 것은 마음이 아니라 구조이다. 환경이 바뀌는 순간 삶은 다시 앞으로 굴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