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동은 몸을 바꾸는 행위로 인식되곤 하지만 실제로는 그 이상으로 나를 바라보는 기준 자체를 바꾼다. 규칙적인 운동은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 방식을 현실적으로 바꾸고 자기 비난과 잘못된 인식을 감소시키며 내가 누구인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질문에 더 긍정적이고 안정적인 답을 제공한다. 이 글에서는 운동이 자기 인식에 작용하는 심리적, 신체적 메카니즘과 삶의 태도가 바뀌는 과정을 설명한다.
삶이 힘들 때 가장 먼저 왜곡되는 것은 ‘자기 인식’이다
삶이 힘들 때 사람은 대개 자기 스스로를 탓하곤 한다. 내가 부족해서, 나는 원래 그런 놈이라, 나는 원래 의지가 부족해서 등등. 그런데 이런 비관적인 평가들은 객관적이지 못하다. 힘들고 지친 상황에서는 자기 인식이 왜곡되고 그런 상황에서 내리는 판단은 스스로를 제한한다. 스스로를 깎아내리게 되면 실천은 줄고 선택의 폭은 좁아진다. 그러나 운동은 이러한 인식을 바꾼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바꾼다. 운동은 나에 대한 정의를 다시 쓰게 한다.
운동이 자기 인식을 바꾸는 핵심 구조
1️⃣ 말이 아니라 ‘증거’가 쌓인다
자기 인식은 생각이 아니라 증거에 의해 생긴다. 운동을 계속하게 되면 뇌는 운동에서 오는 경험을 새로운 증거로 삼는다. 나는 중간에 그만두지 않았고 피곤해도 운동을 했다. 나는 나를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경험들이 증거로 쌓여 내가 의지가 약하다는 기존의 인식들은 더 이상 유지되지 않는다.
2️⃣ 평가 기준이 바뀐다
운동을 하지 않을 때의 자기에 대한 평가는 대개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성과와 인정, 비교 등이 그렇다. 그러나 운동은 바로바로 성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기에 운동을 꾸준히 하다보면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게 되고 결과보다는 과정에 더 중심을 두게 된다. 그리고 이 기준 변화는 자기 스스로에 대한 인식을 훨씬 안정적으로 만든다.
3️⃣ 몸을 통해 자신을 다시 신뢰하게 된다
운동을 계속하면 나는 내 몸을 통제 가능한 대상으로 여기고 신뢰하게 된다. 그리고 이 신뢰는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로 확장된다.
운동이 자기 비난을 줄이는 이유
자기 스스로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면 스스로에 대한 비난 역시 강해진다. 그러나 운동은 이러한 구조를 바꾼다.
1️⃣ 노력의 가시화
운동은 노력이 눈에 보이도록 한다. 땀과 근육의 피로, 그리고 휴식의 회복. 이 가시적인 노력은 극단적인 자기 비난 - 나는 아무 것도 안 하고 있는 무력한 사람이다 라는 극단적인 자기 비난을 없앤다.
2️⃣ 실패의 의미 재정의
운동에서는 완벽한 실천과 성공 보다는 꾸준한 회복과 복귀가 더 중요하다. 그리고 이 경험이 쌓이게 되면 실패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의 일부로 바뀐다.
3️⃣ 감정과 정체성의 분리
운동은 내 기분이 좋지 않아도 몸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경험을 준다. 그리고 이 경험이 쌓이면 감정에 따라 스스로를 판단하는 구조를 바꾸게 된다.
자기 인식 변화가 삶 전반에 미치는 영향
스스로에 대한 인식이 바뀌게 되면 삶에서 내리는 선택의 방식도 달라진다. 다음 목표를 앞두고 그에 위축되지 않는다. 실패가 과정이 되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실천을 그만 두지 않는다. 스스로에 대해 설명할 때 있는 그대로를 설명하게 된다. 이 변화는 자존감이 바뀌어서가 아니다. 나 스스로를 현실적으로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운동은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게 한다.
자기 인식을 건강하게 만드는 운동 접근법
1️⃣ 결과보다 ‘내가 지킨 약속’을 기록한다
운동 기록은 결과가 아니라 내가 지킨 나와의 약속을 기록하는 용도로 쓰면 된다.
2️⃣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
운동은 남과의 비교의 도구가 아니다. 자기 인식을 회복하는 도구이다.
3️⃣ 실패한 날도 데이터로 본다
쉬거나 덜 운동한 날은 조정과 회복의 기준으로 쓴다.
4️⃣ 운동을 ‘자기 평가 시간’으로 쓰지 않는다
운동은 자기를 평가하는 시간으로 쓰면 안 된다. 자신을 심문하는 시간이 아니라 돌보고 파악하는 시간이어야 한다.
나를 어떻게 보느냐가 인생을 결정한다
사람의 행동은 자기 인식의 범위 안에서 이뤄진다. 스스로에 대해 쉽게 포기하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되면 사람은 실천의 범위를 줄이게 된다. 하지만 끝까지 밀고 나가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생각하게 되면 중간중간 흔들리더라도 그 것을 과정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끝까지 실천을 밀고 나간다. 운동이 이러한 자기 인식을 가장 확실하게 만드는 도구이다. 말로는 내가 설득되지 않는다. 하지만 행동은 나를 설득하고 나를 다시 정의한다. 그래서 운동을 꾸준히 한 사람은 그 것 만으로도 자기 자신을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라고 인식하게 한다. 그리고 이 인식이 현재와 미래의 삶을 바꾸게 된다. 자기 인식을 바꾸고 싶다면 생각을 고치기보다 몸을 먼저 움직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