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콘텐츠산업포럼 게임 DAY에서 국내 게임 3대 기업인 넥슨, 엔씨소프트, 크래프톤이 글로벌 시장 성공을 위한 핵심 키워드로 ‘현지화’와 ‘시장 분석’을 강조했다. AI 기술의 실용적인 적용 사례까지 더해지며, 글로벌 진출을 준비 중인 게임 개발자들에게 시사점을 제공했다.
각국 시장 분석, 성공은 철저한 데이터부터
글로벌 게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선 철저한 ‘시장 분석’이 전제돼야 한다. 이번 포럼에서는 모바일 시장 분석 전문 업체 센서타워의 임찬구 시니어 디렉터가 국가별, 장르별, 유저 유형에 대한 최신 트렌드를 소개했다. 특히 장르별 매출과 다운로드를 매핑해 분석한 ‘시장 적합성 지표’가 주목받았다. 예를 들어, 방치형 RPG 장르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2024년 기준 한국에서 가장 높은 다운로드와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매치 스왑 장르는 독일, 일본, 중국 등에서 높은 매출을 기록한 반면, 브라질 등에서는 다운로드만 높고 구매율은 낮은 양상을 보였다. 이외에도 <카피바라 GO>와 <씨 사이드 이스케이프> 사례를 통해 어떤 광고 전략과 프로모션 시점이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지 설명됐다. 단순히 장르만으로 시장 진입을 판단하지 말고, 각 지역 문화, 아트스타일, 선호도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조언도 함께 전해졌다.
AI는 ‘도구’다, 효율과 품질을 동시에
엔씨소프트는 게임 개발과 서비스 전반에 AI 기술을 접목해왔고, 이번 포럼에서 그 성과를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NC AI의 김민재 CTO는 시나리오 작성에 GPT, 아트 작업에 이미지 생성 AI, 사운드 작업엔 ‘사운드 팔레트’, 3D 모델링에는 ‘바르코’ 솔루션을 적용한 예시를 들며, 개발 효율화 가능성을 강조했다. 특히 <아이온 2>에서는 AI 기반 립싱크 기술을 활용해, 언어별로 캐릭터의 입모양과 표정을 맞춰주는 ‘페이셜 애니메이션 립싱크’ 기술이 적용됐다. 또한 음성과 효과음 생성은 물론, 모션 데이터 자동 검색, 자연어 기반 수정 기술 등도 소개되며, 인디 및 중소 개발사의 실무 효율 향상에 AI가 얼마나 중요한지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AI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않으며, 여전히 인간의 개입과 방향성이 필요한 만큼, 개발자 친화적 UI/UX와 통합형 솔루션 구축이 과제로 지적됐다.
현지화, 그 나라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 사례는 진정한 현지화의 정석을 보여준다. 중국-인도 관계 악화로 텐센트 퍼블리싱이 종료된 후, 크래프톤은 자체 퍼블리싱으로 전환하고 현지 인도 문화를 깊이 있게 반영했다. 크리켓 스타와 발리우드 배우를 모델로 기용하고, 지역별 언어 보이스팩과 광고까지 맞춤형으로 기획했다. 청소년 유저 보호를 위한 시간 제한, 피격 표현 완화, 인앱 결제 제한 등 인도 정서에 맞춘 제도 설계도 주요 성공 요소였다. 크래프톤 이민우 실장은 “인도를 하나의 시장으로만 봐선 안 된다”며, 지역별 특성에 맞춘 마케팅 TF 운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중국 성공 사례를 공유한 네오플의 옥성태 본부장은, 텐센트와의 밀접한 협업과 꾸준한 커뮤니케이션이 핵심이라고 전했다. 원작 <던파> 유저층의 변화된 연령대와 시대 흐름에 맞는 콘텐츠 재해석, 퍼블리셔의 문화적 해석 수용 등 유연한 자세가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대형 게임사가 직접 밝힌 글로벌 시장 공략 전략의 핵심은 단순한 로컬라이징이 아닌, 철저한 ‘시장 분석’, ‘AI 기술 활용’, 그리고 ‘문화에 대한 진지한 이해’다. 이번 콘텐츠산업포럼의 사례들은 한국 게임 산업이 보다 넓은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