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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이 무너질 때 자신을 너무 빨리 단정한다

by 은하수 고양이 2026.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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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이 무너질 때 자신을 너무 빨리 단정한다

 

 

하루가 무너졌다고 느껴지는 순간은 생각보다 소소하다. 알람을 못 듣고 지각 한 아침, 몸이 안 좋아 운동을 건너 뛴 날, 할 일을 미룬 채로 저녁이 되어버렸을 떄 등. 객관적으로 보면 그저 하루 일과 중 몇 가지가 틀어졌을 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럴 때 생각하고는 한다. "오늘은 망쳤다" 이 생각은 이상할 정도로 힘이 강하다. 아직 하루가 많이 남아있는데도 몇 가지의 실책 때문에 하루 전체를 놓아버리고는 한다. 어차피 운동을 못 하니 그냥 오늘은 술도 한잔 하자, 식단도 무시하고 음식도 대충 먹자. 하루가 무너졌다는 생각은 이렇게 남은 하루 전체를 망가뜨린다. 이 글은 바로 이런 때를 두고 하는 이야기이다. 실제로 하루가 망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루를 스스로 망치고 있는 것이다. 완전히 해석을 잘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왜 이렇게 우리 자신을 스스로 잘못 단정지어버리는 지에 대해 천천히 알아보자.

우리는 하루를 지나치게 큰 단위로 평가한다

사람들은 하루라는 시간 단위를 너무 크게 생각하고는 한다. 하루 하루에 충실하려 노력하고 하루를 마감할 때 오늘이 성공적인 하루였는지 판단한다. 우리는 하루를 마치 하나의 시험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천천히 생각해보면 하루는 너무 큰 다위이다. 하루 동안 우리는 24시간 동안 수 많은 선택을 내린다. 수십 번, 많게는 수백 번까지도. 아침에 내린 선택, 점심에 내린 선택, 저녁에 내린 선택이 서로 연결되어 있기는 하지만 또 전혀 다른 조건 안에서 만들어진다. 컨디션이나 감정, 집중력 등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조건들이 천차만별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아침에 만든 실수를 저녁까지 끌고 간다. 아침에 지각을 했다고 해서 하루 전체가 지각이 되는 것은 아니며 저녁에 운동을 못 했으면 그냥 내일 하면 된다. 하지만 우리는 하루라는 긴 시간을 통째로 묶어 생각하기 때문에 아침의 실수를 밤까지 끌고 가는 실수를 범한다. 이 사고방식의 문제는 하루를 통째로 좌절시킨다는 것이다. 하루가 끝났다고 생각해버리는 순간, 남은 하루 전체가 여백으로 전락한다.

‘이미 망했다’는 해석이 가장 많은 선택을 망친다

하루를 망가뜨리는 것은 어떠한 선택에 의한 사건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우리의 해석이다. 운동을 못 했다는 사실 자체는 가치 중립적이다. 누구나 하루 정도 운동을 거를 수 있다. 하지만 운동을 못 했으니 오늘은 실패라고 생각하는 해석은 상황을 완전히 바꿔버린다. 이러한 해석은 남은 선택들의 가치를 전부 망가뜨릴 수 있다. 오늘은 이미 망쳤으니 그냥 더 노력하지 말고 쉬자는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남은 하루를 더 나쁘게 보내버리고는 한다. 이 선택들은 처음의 실패 때문이 아니라 그 실패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생각햇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문제는 이 잘못된 해석이 반복될 수록 우리가 습관을 지키기 더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습관을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완벽함이 아니라 습관 유지에 실패했을 때 그것을 다시 되돌릴 수 있는 복구 가능성이다. 하지만 하루가 완전히 망했다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은 복구 지점 자체를 없애버린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습관을 오래 유지하지 못한다.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하루를 평가하는 방식이 너무 가혹하기 때문이다. 

행동의 실패와 존재의 실패를 혼동하는 순간

하루가 망가졌을 때 사람들은 혼동에 빠지고는 한다. 행동의 실패를 곧바로 우리 존재의 실패로 연결하는 것이다. 오늘 운동을 안 했다는 사실이 내가 꾸준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지는 것은 비약에 불과한데도 말이다. 이러한 생각은 너무 위험한 생각이다. 행동은 바꿀 수 있지만 우리 존재에 대해 단정을 지어버린다면 우리는 우리 자신을 멈추게 만든다. 나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게 되는 순간 우리는 움츠러들어 다시 활동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습관이 무너진 사람들은 다시 시작하기보다 포기하기를 택한다. 다시 실패하면 또 같은 결론을 내려야 할 것 같기 때문이다. 이 때 포기는 게으름이나 의지박약이 아니라 자기 방어에 가깝다. 오래 습관을 유지하는 사람들과의 차이가 여기에 있다. 이들은 행동과 자신을 구분해 생각한다. 오늘 선택이 잘못되었으면 내일 다시 선택하며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래 가는 사람들은 해석을 늦춘다

 

습관을 오래 유지하는 사람들이 특별하게 의지가 강한 사람들인 경우는 많지 않다. 대신에 이 사람들은 스스로에 대한 해석을 과하게 하지 않는다. 하루 운동을 쉬었을 때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기보다는 오늘은 그냥 쉬는 날이라고 간단하고 명료하게 생각한다. 이 태도는 자기 합리화가 아니라 회복을 가능케하는 심리적 기술이다. 해석을 미뤄두면 대신 선택이 남는다. 복구의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반대로 나에 대한 해석과 결론이 빠를 수록 선택의 여지가 줄어든다. 이미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그에 따른 선택만 남기 때문이다. 그래서 습관은 행동이 아니라 해석으로 끊게 된다.

회복은 늘 아주 작은 선택에서 시작된다

하루가 망쳐졌다고 느끼는 날, 많은 사람들이 극단적인 생각을 한다. 어제 못 한 만큼 오늘 더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회복보다는 반동에 가까우며 반동에 의한 타격을 받게 된다. 실제로는 습관의 흐름은 더 잔잔하고 조용한 선택으로 되살아난다. 간단한 스트레칭이나 내일을 위한 준비물 등이 그것이다. 이런 선택들은 성과로는 이어지지 않지만 대신 내일의 습관 유지를 위한 발받침이 된다. 습관은 완벽한 날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놓지 않고 다시 시작하는 날들 위에서 살아남는다.

하루는 실패할 수 있어도 흐름은 아직 남아 있다

하루가 망가졌다는 생각이 들 때 우리가 가장 먼저 할 일은 우리 스스로에 대한 해석을 멈추는 것이다. 오늘 하루가 어땠는지에 대한 평가보다 지금 당장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는 것이 우리에게 훨씬 건강하며 추천하는 방식이다. 지금이 늦은 밤이라도 상관 없다. 하루를 되돌릴 수는 없다. 다만 남은 시간을 활용함으로써 남은 하루를 살려내면 되는 것이다. 이 작은 차이가 내일의 선택에 완성도를 가한다. 하루는 망칠 수 있지만 그 하루가 내일과 모레, 글피까지 망치게 둘 수는 없다. 습관과 삶은 언제나 흐름이 이어지는 곳에서 다시 살아난다. 그리고 그 흐름은 언제나 작은 선택에서부터 다시 시작된다. 큰 불은 촛불에서부터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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