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기업 경영 전반에 중대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게임업계 역시 예외가 아니다. 낮은 최대주주 지분율, 자사주 보유 현황, 전략적 투자자와의 관계, 배당 정책 등 다양한 영역에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본 글에서는 상법 개정이 게임사에 미치는 구체적 영향과 향후 대응 전략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1. 낮은 지분율, 경영권 방어 어려워진다
국내 주요 게임사는 벤처기업으로 시작한 경우가 많아 최대주주 지분율이 30% 미만인 경우가 많다. 엔씨소프트(12.01%), 엠게임(18.41%), 데브시스터즈(23.83%) 등은 대표적인 사례다. 이처럼 지분율이 낮은 기업은 상법 개정으로 인해 경영권 방어에 불리해질 수 있다. 상법 개정은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와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선임 3% 룰 등을 강화하여 소액주주와 외부 세력이 이사회 구성에 영향을 미치기 쉬운 환경을 만들었다. 특히 최대주주가 1/3 지분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중요한 안건에 대한 거부권 행사조차 어렵다. 이는 사모펀드나 외부 투자자로부터의 적대적 M&A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게임사는 우호지분 확보 전략, 주가 방어를 통한 경영 안정화, 정관 개정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또한 상장사로서 이사의 해임, 정관 변경, 유상감자 등 특별결의가 필요한 상황에서 대주주의 영향력이 약해질 경우, 의사결정의 안정성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이는 경영 지속 가능성에 위협이 될 수 있다.
2. 배당 압박과 자사주 소각, 현금 유동성 문제
상법 개정의 또 다른 핵심은 자사주 의무 소각과 주주환원 강화 기조다. 이는 게임업계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일정 규모 이상의 자사주를 보유한 기업들, 예컨대 네오위즈홀딩스, 웹젠, 컴투스, 데브시스터즈 등은 향후 자사주 소각 요구에 직면할 수 있다. 한편 배당을 지급하는 게임사는 전체 상장 게임사 중 8개에 불과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게임산업은 성공이 불확실한 프로젝트 중심 사업이기 때문에, 실패 시를 대비해 현금을 비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법 개정 이후, 주주들은 ‘왜 배당을 안 하느냐’는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다. 특히, 주주충실의 의무 조항이 도입된 이상, 이익잉여금을 장기 보유하는 것 자체에 대한 책임론이 대두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게임사들은 배당 성향 설정, 자사주 활용 계획, 또는 M&A 활용 전략 등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생긴다. 예컨대, GTA 시리즈로 흥행한 Take-Two Interactive는 막대한 수익을 M&A로 재투자한 사례로 주주 이해를 얻었다. 국내 사례로는 더블유게임즈가 “M&A 적절 기업 없으면 주주환원” 원칙을 내세우며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런 접근법이 게임사에도 적용 가능하다.
3. SI와의 관계 변화, 상장 전략 재조정 필요
게임사는 퍼블리싱 계약, 기술 제휴 등을 이유로 전략적 투자자(SI)와의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텐센트, 사우디 국부펀드 등 해외 투자자가 주요 주주로 있는 경우가 다수 존재한다. 지금까지 이들은 ‘우호적 동반자’ 역할에 머물렀지만, 상법 개정으로 인해 경영 간섭 또는 주주권 행사의 가능성이 열렸다.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다중대표소송 도입 등은 SI가 법적으로 경영진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경영 실책이나 성과 부진이 지속될 경우, ‘침묵하던 2대 주주’가 행동주의 성향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 요인이 된다. 또한 상법 개정으로 인해 자회사 상장이 어려워지거나, 기존 주주에 대한 피해보전 장치(우선청약권 등)를 마련해야 하는 등의 부담이 가중된다. 이에 따라 위메이드커넥트, 라이온하트, 넷마블네오 등 상장을 추진 중인 자회사에 대한 전략 재조정이 요구된다. 개발자들에게는 상장이 보상 수단이 될 수 있는 현실에서, 상장 가능성이 낮아진다면 다른 형태의 성과보상(지분 되매입, 공동매도권, 인센티브 지급 등)을 고려해야 한다. 경영진은 내부 동기부여 전략까지도 재설계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상법 개정은 단순한 법률 변경을 넘어, 게임사의 경영 환경과 리스크 구조 전반을 바꾸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 낮은 지분율, SI와의 긴장관계, 배당 및 자사주 소각 요구 등은 게임사의 생존 전략과 직결되는 요소다. 앞으로는 단순한 콘텐츠 개발과 퍼블리싱 전략을 넘어, 지배구조와 자본시장 대응 능력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경영 전략이 필요하다. 이제 게임사도 ‘주주와의 커뮤니케이션’, ‘경영 투명성’, ‘시장 신뢰’를 중심에 두고 움직여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