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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날이 사실은 방향을 잡는 날인 이유

by 은하수 고양이 2026.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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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날이 사실은 방향을 잡는 날인 이유

 

많은 사람들이 무너진 날을 부정하려 한다. 떠올리기 싫어한다. 다시 떠올리면 기분이 안 좋아지기 때문에. 하지만 그런 날을 없던 날로 만들려고 억지로 노력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무너진 날을 기억하고 새겨두는 것이 좋다. 어떤 이유로 내가 무너졌고 어떻게 무너졌는지. 부끄러운 기억이 아니라 실패의 경험을 되새기며 다시 실패하지 않기 위한 이정표 정도로 여기는 것을 추천한다. 계획했던 일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도 좋고, 할 일을 손에 대지도 못해도 좋다. 그 날 밤에 자기 전에 실패한 이유를 되새겨도 좋다. 하지만 자책은 할 필요 없다. "나는 왜 이럴까"라고 자신을 내려치는 일은 자기 자신 전체를  평가해버리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그 날 하루가 무너졌을 뿐 모든 것이 무너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하루라는 시간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두고 있는 지도 모른다. 

무너졌다는 감각은 사실보다 해석에 가깝다

사람은 실패했을 때 보다 스스로 실패했다고 생각했을 때 실제로 더 크게 무너진다. 이 감각은 대개 현실적인 상황보다는 스스로 생각해두었던 기준과의 간극이 생길 때 발생한다. 운동을 예로 들자. 하루 운동을 쉬었다고 "나는 꾸준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결론 내리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는 실제와는 다르다. 실제로는 1년 365일 중 겨우 하루를 쉬었을 뿐이다. 그 하루가 1년, 10년, 내 인생을 부정하는 근거가 될 이유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사실을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데에서 온다. 사실 위에 과한 해석을 더하고 그 위에 평가를 얹고 그 평가의 결과를 그대로 자기 정체성으로 생각해버린다. 이 과정이 너무 빠르게 이뤄지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실패자라고 평가하고는 한다.

잘 굴러갈 때보다 무너진 날에 기준은 더 선명해진다

아이러니하게도 삶이 술술 풀려갈 때는 자신을 돌아볼 이유가 없다. 잘 되고 있기 때문이다. 계획이 잘 진행될 때는 결과가 나올 때 까지 방향을 점검하지 않는다. 오히려 뭔가 잘못될 때 그때서야 나의 위치가 보인다. 운동이든 일상 습관이든 마찬가지이다. 무리한 루틴, 지나치게 높은 목표, 내 감정과 건강 상태를 무시하는 선택들은 계획이 잘 진행될 때는 잘 드러나지 않다가 계획이 어긋났을  때 한 번에 우루루 쏟아진다. 그래서 내 계획이 어긋나고 무너졌다는 생각이 들 때가 진짜 나에 대해 점검할 때인 것이다. 지금까지의 방식이 내 삶에 맞지 않는 방식이라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계획이 어긋났을 때 내 계획의 방식을 점검하지 않고 다시 무리하게 밀어부친다면 무너지는 지점은 다시 한 번, 이전보다 더 빠르게 찾아올 것이다. 반대로 계획이 무너지는 것을 기회로 받아들이게 된다면 무너지는 날이 내 계획의 실행에 피드백이 되어 방향을 바로잡는 기준이 될 것이다.

회복은 언제나 ‘더 잘하려는 선택’이 아니라 ‘덜 무리하는 선택’에서 시작된다

계획이 무너진 다음 날, 많은 이들이 어제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무리한 선택을 하고는 한다. 어제의 실패를 오늘 두 배의 실행으로 갚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리듬의 회복에 방해가 된다. 오히려 반동에 가깝다. 실제로 리듬의 흐름이 살아나는 순간은 조용하다. 운동화를 세탁해두거나 몸을 풀거나, 다음 날의 일정을 정리하는 등의 소소한 선택이 그것들이다. 이러한 행동들은 다음 선택을 위한 발판이 된ㄷ나. 하지만 성과를 만들어내지는 않는다. 운동을 오래 하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계획이 무너진 날에 - 운동을 쉬거나 적게 하는 등 - 그 다음날 자신을 증명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계획을 다시 궤도에 올리기 위해 소소한 선택으로 탄력을 가한다. 기준을 낮춘다는 것은 후퇴가 아니다. 많은 이들은 기준을 낮추는 것을 비겁한 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내 상태에 맞춰 계획을 재정비하는 것에 가깝다. 이 차이를 이해하는 사람이 무너진 후에 더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

한 번 무너져본 사람은 자신의 속도를 더 정확히 안다

무너졌던 경험은 다음의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된다. 무너졌던 때의 몸 상태, 심리 상태를 기억하기 때문에 내 상태가 이전에 무너졌을 때와의 비슷한 상태에 처해있다면 억지로 계획을 밀어부치지 않고 적당한 난이도로 계획을 수정하거나 아예 쉬어간다. 그래서 좌절을 어느 정도 겪어본 사람들이 오히려 자신에게 맞는 속도를 맞출 수 있다. 처음부터 계속 잘 가기만 하던 사람은 한 번 멈췄을 때 재출발하기 어렵다. 실패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회복의 방법도 모르는 것이다. 하지만 몇 번 멈춰본 사람은 회복의 방법을 알기에 재출발도 더 빠르게 할 수 있다. 이러한 원리는 일상과 삶 전체에도 적용된다. 사업에 실패해본 사람이 다음 사업에 더 성공할 확률이 높다. 

무너졌다는 날은 끝이 아니라 기준점이다

무너졌다고, 실패했다고 느끼는 날은 분명히 견디기 어렵고 괴로울 것이다. 하지만 그 경험이 인생의 실패를 뜻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러한 날들이 재출발의 발판이 되며 나에게 지금 방식과 속도는 무리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솔직하고 소중한 경험이다. 운동이 삶에 가르쳐주는 중요한 태도는 무너지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무너진 후에 다시 일어나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갈대는 바람에 휘어지지만 넘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름드리 나무는 바람에 휘지 않고 뽑히거나 부러진다. 오늘이 무너지고 실패한 날이라면 억지로 다시 일어나려 하지 않아도 된다. 무너진 김에 잠시 누워서 쉬는 것도 방법이다. 그리고 천천히 회복을 마친 후 내가 어째서 실패했는지를 점검하면 된다. 무너졌다는 감각은 끝났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방향을 다잡고 다시 시동을 걸 수 있는 지점인 것이다. 그리고 삶은 그 시점에서 다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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