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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를 세울수록 오히려 길을 잃는 이유

by 은하수 고양이 2025.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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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를 세울수록 오히려 길을 잃는 이유

 

사람들이 운동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목표를 만드는 것이다. 체중을 얼마나 빼겠다는 수치, 올 해 등의 기한, 인 바디 점수 몇 점. 이런 상세한 목표들은 꽤나 설득력 있어 보인다. 방향과 이유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목표는 그대로인데 발걸음이 점점 무거워진다는 것을 느낀다. 오늘의 선택이 목표에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를 따지게 되고 그 계산이 쌓이면서 발목을 잡는다. 이 글은 그 지점에서 시작한다.

목표는 방향을 주지만, 발밑은 보지 못하게 만든다

목표의 가장 큰 문제는 시선을 미래에만 고정시킨다는 것이다. 아직 도착하지도 않은 상태를 기준으로 현재를 바라보게 한다. 미의 상태가 기준이 되면서 현재의 상태는 뒷전이 된다. 운동에서 특히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몇 킬로의 목표 체중이 있을 때 그 체중에 다다르지 못할 수록 점점 더 내 자신이 패배자가 되는 기분이며 그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 나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그리고 이 채찍질이 반복될 수록 우리는 우리 자신을 더 폄하하고 깎아내린다. 

목표가 앞에 서면, 과정은 늘 불안해진다

목표 중심의 사고는 늘 우리 스스로에게 의문을 가지게 한다. 이 정도면 충분해? 더 해야 하는 거 아냐? 부족한 것 같은데? 이런 질문들은 열정을 끌어낼 수도 있지만 열정은 한 순간이며 피로가 뒤따른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강도를 더하거나 루틴을 바꾸는 등 방식을 바꾼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들이 더 좋은 선택이 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나 스스로에 대한 조급함에 대한 반응에 가깝기 때문이다. 오래 이어지는 습관을 세운 사람들은 반대되는 시스템을 만든다. '얼마나'보다 '어떻게'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이런 시스템에서는 목표의 우선순위가 오히려 떨어진다. 오늘의 기준은 내 목표와 얼마나 가까운가 보다는 그 시스템을 지켰느냐의 여부에 있다. 그래서 기준에 다다르는게 늦어져도 상관이 없다. 언젠가는 다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운동이 삶을 안정시키는 이유가 이 지점에 있다.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목표는 동반자이지, 감독이 아니다

목표를 세우는 것 자체가 문제 되지는 않는다. 다만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 발버둥치는 순간 매일매일이 조급함에 휩싸인다. 운동이 가르쳐주는 현실적인 태도는 목표를 우선하지 않는 것이다. 오늘 내 선택을 내가 통제하며 조급해하지 않도록 방향키로서의 역할만 하게 하는 것이다. 오늘 운동을 했는지 안 했는지 정도만 기준으로 삼는다. 이러한 기준은 정말 작아보이지만 대신 정말 오래 유지되는 기준이다.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벅차다면 그 것은 나약해서가 아니다. 목표가 너무 과분해서이다. 목표에서 잠시 눈을 돌려 내 발걸음에 기준을 두자. 길은 다시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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