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RPG의 고전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기대작, ‘로스트 헬든’이 도쿄게임쇼 2025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프랑스 출신 JRPG 마니아 개발자들이 모여 만든 이 작품은 턴제 전투와 실시간 액션을 결합한 전투 시스템, 예술적인 딥2D 비주얼, 그리고 JRPG의 정수를 담은 서사로 장르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철학과 개발 비하인드를 들어보았다.
JRPG의 정수를 담은 이야기 구조와 전투 시스템
로스트 헬든은 프랑스 개발사 아티산 스튜디오가 제작한 JRPG다. 일본이 아닌 유럽에서 탄생한 이 작품은, JRPG라는 장르에 대한 순수한 애정과 철학에서 출발했다. 개발진은 고전 JRPG의 ‘정수’를 세 가지로 정의한다. 첫째, 세계를 위협하는 거대한 악과 주인공 일행의 대립. 둘째, 미약한 주인공이 점점 강해져 마침내 신과 같은 존재에 맞서는 성장 서사. 셋째, 전략적인 전투 시스템이다. 로스트 헬든은 이 정수에 충실하면서도 과감한 현대화를 시도한다. 전투 시스템은 실시간 액션 요소와 턴제 전략 요소를 혼합하여 독창적인 전투 경험을 제공한다. 단순히 옛날 게임의 향수를 자극하는 데 그치지 않고, 최신 트렌드에 맞는 인터랙티브성과 속도감을 더했다. 턴제 전투의 지적 재미를 유지하면서도, 액션 장르의 몰입감과 속도감도 놓치지 않은 전투 설계는 <발더스 게이트 3>나 <33원정대>에서 보여준 방향성과도 일맥상통한다. JRPG 팬은 물론, 전략과 전투를 즐기는 폭넓은 유저층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구조다.
딥2D로 구현한 예술적 그래픽과 유명 아티스트의 참여
로스트 헬든의 시각적 요소는 단순한 ‘예쁜 게임’을 넘어서, 예술적인 게임 경험을 제공한다. 개발진이 ‘딥2D’라고 부르는 이 그래픽 스타일은 수작업 페인팅을 기반으로 3D 깊이감을 구현한 독창적인 기법이다. 특히 <그라비티 러쉬>로 유명한 오가 타케시 일러스트레이터가 참여해 고유의 미학을 담았고, 그의 작품은 게임의 배경으로 직접 구현되었다. 여기에 <파이널 판타지 택틱스>와 <FF12>의 음악을 작곡한 사키모토 히토시가 음악 감독으로 합류해 JRPG 팬이라면 감탄할 수밖에 없는 구성이다. 이러한 조합은 단순히 유명 아티스트를 나열한 것이 아니라, 게임 내 몰입도와 감성 전달을 강화하는 데 철저하게 기능적으로 작용한다. 개발진은 단순한 팬서비스를 넘어서, “JRPG라는 장르의 감성과 구조 자체를 사랑하는 팀”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준다.
JRPG 부흥과 새로운 유저층에 대한 도전
로스트 헬든은 고전 JRPG의 향수를 자극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개발진은 현대 JRPG가 직면한 과제를 정확히 인식하고 있으며, 새로운 세대와 글로벌 유저층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액션 전투 요소와 턴제를 융합한 시스템은 전통적인 JRPG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도 자연스럽게 게임에 몰입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여기에 애니메이션 컷씬과 일본식 연출, 캐릭터 디자인 등을 적극 반영해 애니메이션 팬층을 포함한 새로운 유저층의 취향까지 고려하고 있다. 개발진은 인터뷰에서 “30년 전의 JRPG를 그대로 재현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핵심 요소를 보존한 상태에서 현대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33원정대>와 같이 JRPG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타 게임과의 공통점도 보이며, 장르의 부활을 이끄는 흐름 속에 있는 작품이다. 게임은 2026년 출시 예정이며, 한국 출시와 지스타 참여 가능성도 언급되어 국내 팬들의 관심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고전 JRPG 팬이라면 물론, 전략과 스토리 중심의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반드시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로스트 헬든은 단순한 JRPG 오마주가 아니라, JRPG를 다시 ‘살려보려는’ 진지한 시도다. 예술적인 비주얼, 유명 제작진의 참여, 전략과 액션이 조화를 이룬 전투 시스템, 그리고 고전 JRPG의 정수를 고스란히 담은 이야기까지. 장르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게임은, JRPG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 고전 JRPG 팬뿐만 아니라, 새로운 재미를 찾는 이들에게도 충분히 권할 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