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동을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익숙한 순간이 있다. 처음에는 내 몸 상태에만 집중하다가 어느 날 부터 갑자기 다른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같은 헬스장에 다니는 사람, 비슷한 때에 시작한 사람, SNS에 계속 인증 사진을 올리는 사람들 등등. 처음에는 자극처럼 느껴나 어느 순간부터 비교가 자극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언젠가부터는 저 사람은 몸이 빠르게 크는데 나는 왜 안 크지? 하는 등. 비교는 동기가 아니라 피로가 되는데 이 순간부터 습관은 빠르게 망가진다.
비교는 거의 항상 기준을 바꿔버린다
비교가 문제가 되는 이유가 있는데, 단순히 기분이 나쁘기 때문이 아니라 비교하는 순간 삶의 기준이 슬쩍 움직여버리기 때문이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던 시선이 남을 향하면 남의 현재 상태에 나를 비교해 내가 초라해 보이기 쉽다. 분명 한 달 전, 일주일 전, 어제의 나 보다 훨씬 나아졌는데도 내 변화는 의미가 없어 보인다. 운동에서는 이 현상이 특히 빠르게 나타난다. 회복과 성장 속도는 모두에게 다 다르게 나타나고 타고난 신체 골격에 따라서도 같은 운동 이후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 그러나 우리는 남과 나를 비교해서는 안 된다. 성실함이 퇴색되기 때문이다.
비교는 나를 밀어붙이거나, 아예 멈추게 만든다
비교가 만들어내는 첫 번째 결과는 과속이다. 남을 따라잡기 위해 무리한 퍼포먼스를 내려고 하고, 내 회복 정도와 속도를 무시하며 무리한 운동 빈도를 든다. 이 시기에는 잠깐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몸과 마음을 갉아먹고 있는 중이다. 두 번째 결과는 역방향이다. 의욕이 사라진다. 내가 아무리 무리해도 내 비교 대상보다 못 할 거 같기 때문이다. 노력 자체가 무의미하게 느껴지고 이럴 바에는 안 하는게 낫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이 두 가지는 다른 방향과 같은 결과로 이어진다. 습관이 무너진다는 것이다. 비교는 꾸준함과 가장 안 맞는 사고 방식이다. 운동을 오래 하는 사람들은 비교를 안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비교를 시작하게 되면 스스로 선을 긋는다. 저 사람의 결과는 저 사람에게 한정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다. 그래서 다시 자기 자신에게 기준을 돌린다. 오늘의 몸 상태와 어제의 나와의 비교, 최소한 완전 놓지는 않았는지가 그 것이다. 작아보이지만 가장 오래 가는 기준이다.
비교를 멈추는 순간, 속도는 다시 안정된다
비교를 아예 하지 않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사람이 주변을 살피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비교를 기준으로 삼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운동이 삶에 주는 중요한 태도 중 하나는 속도는 빌릴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다는 것이다. 누군가의 결과를 나의 자극으로 삼을 수는 있지만 그 속도를 나에게 옮겨올 수는 없다. 모든 사람은 모두 다 다르기 때문이다. 대신 자기 리듬으로 돌아오게 되면 습관이 안정된다. 놀라울 정도이다. 남을 이기려는 목적의 운동은 소용이 없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고 더 나아지기 위한 운동을 하는 것이 옳다. 남과 나를 비교하기 시작한다면 그것은 나의 방향을 다시 잡아야 할 시점이라는 신호가 된다. 기준을 되찾는 순간, 삶은 다시 자기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