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들은 꾸준한 사람을 떠올릴 때 흔히 비슷한 이미지를 그린다. 철저한 자기 관리,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에게 엄격한 사람.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꾸준해지기 위해 스스로에게 더 엄격하려 드는 경향이 있다. 인내와 스스로에 대한 다그침, 조금의 흐트러짐도 용납하지 않는 것. 이런 것들이 꾸준함의 기준이 되고는 한다. 하지만 실제로 오랫 동안 꾸준한 사람들은 이런 이미지랑은 다른 느낌이 있다. 이들은 생각보다 스스로에게 더 관대하다. 완벽하지 않은 날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런 날을 쉽게 잊고 컨디션이 안 좋은 날에는 쉬어가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태도가 오히려 꾸준함을 더 오래 끌고 가게 한다. 이 글은 바로 이런 역설적인 지점에 대한 이야기이다.
꾸준함은 엄격함에서 나오지 않는다
꾸준함은 강한 자기 통제에서 나온다. 꾸준함에 대한 가장 큰 오해일 것이다. 이런 믿음은 그럴싸해보인다. 실제로 단기적인 성과는 스스로에 대한 엄격함에서 비롯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 방식이 장기적으로는 꾸준함을 방해한다. 스스로에게 관대하지 못하고 엄격한 기준만을 들이댄다면 그 기준을 지키지 못한 날에 큰 반동을 겪게 된다. 어쩌다 하루 실패했을 뿐인데 스스로를 몰아세우게 된다. 그리고 다시 시작할 힘을 잃는다. 그래서 꾸준함은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강한 사람이 아니라 실패했을 때도 쉽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람에게서 나타난다.
잔인한 기준은 실패를 크게 만든다
스스로에게 잔인한 사람들은 대개 이분법적인 기준을 가진다. 성공 혹은 실패. 이런 구조에는 중간이 없다. 예를 들어 운동을 한다고 생각하자. 계획한 루틴을 반드시 다 지켜야 성공이고 조금이라도 쉬면 실패로 간주한다. 이런 기준에서는 몸이 아프거나 일정이 허락하지 않아도 실패라고 여기게 된다. 기준을 어긴 순간 모든 노력이 무효로 간주된다. 이런 기준은 실패의 크기를 키운다. 실제로는 조금 강도를 낮췄거나 몸이 안좋아서 쉬었을 뿐인데 완전히 무너졌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 감각의 반복은 사람에게 기준 자체를 회피하는 결과를 쥐어준다.
꾸준한 사람들은 실패를 작게 유지한다
꾸준한 사람들의 기준은 훨씬 유연한다. 스스로에게 잔인한 사람들의 기준과 완전히 반대된다. 이 사람들은 실패를 인정한다. 대신 실패의 크기를 관리하고는 한다. 오늘 계획한 운동을 못 했다고 해서 완전하게 실패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대신 최소한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을 한다. 한 시간 짜리 루틴을 지키지 못했다면 10분이라도 하려 한다. 그래도 어렵다면 쉬어도 괜찮ㄴ다. 이 선택은 대단하진 않지만 흐름을 끊지는 않는다. 실패했다고 해도 관계는 꾸준히 유지된다. 이 차이가 쌓일 수록 큰 격차가 벌어진다.
자신에게 덜 잔인하다는 것은 핑계를 대는 게 아니다
여기서 자주 나오는 오해가 있다. 자신에게 관대해지면 나태해진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다. 자기혐오가 개입된 관리는 회피를 낳는다. 반면 자기 자신과의 관계가 안정적인 사람은 변명을 할 필요가 없다. 오늘 못 한 이유를 솔직하게 바라보고, 다음 선택을 조정한다. 자신에게 덜 잔인하다는 것은 책임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는 태도에 가깝다.
감정을 처벌하지 않는 사람이 오래 간다
꾸준한 사람들의 또 다른 특징은 감정을 문제 삼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기 싫은 날이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이들은 “이런 감정을 느끼면 안 된다”고 스스로를 단속하지 않는다. 대신 감정과 행동을 분리한다. 하기 싫어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을 선택한다. 이 접근은 감정을 적으로 만들지 않는다. 그래서 감정이 올라올 때마다 싸울 필요가 없다. 에너지가 덜 소모되고, 흐름은 더 오래 유지된다.
꾸준함은 자기 신뢰에서 나온다
사람이 오래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자기 자신을 믿기 때문이다. “나는 무너져도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믿음이 있을 때, 한 번의 실패는 치명적이지 않다. 이 신뢰는 잔인함에서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여러 번 무너졌음에도 다시 이어온 경험에서 쌓인다. 그리고 그 경험은 스스로를 과하게 몰아붙이지 않았을 때 가능해진다. 그래서 꾸준한 사람은 자신에게 덜 잔인하다. 그래야 다시 믿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 가는 사람은 자신과 싸우지 않는다
꾸준함은 자신을 이기는 능력이 아니다. 자신과 싸우지 않는 태도에 가깝다. 자기 자신을 적으로 만들면, 매일이 전투가 된다. 전투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반면 자신을 같은 편으로 두면, 느려도 앞으로 간다. 운동이든, 습관이든, 삶이든 마찬가지다. 오래 가는 사람은 강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에게 덜 잔인한 사람이다. 오늘 조금 흐트러졌다면, 그 사실을 처벌하지 않아도 된다. 그 위에서 다시 선택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 꾸준함은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