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동을 시작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좀 묘하게 느껴지는 시기가 온다. 분명히 운동은 계속하고 있는데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 체중은 줄지 않고 퍼포먼스는 여전히 오르지 않는다. 눈바디도 그대로. 이 때 사람들이 많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이거 맞나? 나는 여기까진가? 어차피 안 바뀌는데 다른 데에 시간을 쓰는게 낫지 않을까? 결과가 보이지 않는 노력은 생각보다 많은 질문을 만들어낸다. 이 글은 그 구간을 어떻게 통과하는 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변화는 항상 체감보다 늦게 도착한다
우리는 변화가 바로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하곤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의 변화는 내부에서 먼저 진행되고 외부로 표출되기에 변화가 눈에 보이는 데에는 시간이 꽤나 걸린다. 운동도 그렇다. 근육은 바로 붙지 않으며 체력이 쌓이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피로회복이 빨라지고 생활리듬이 안정되며 감정기복이 줄어드는 변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변화들은 눈으로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이런 변화는 변화로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데에서 온다. 눈에 보이지 않으니 없는 것 처럼 보이고 그 순간처럼 노력의 가치는 의심 받기 시작한다.
결과 중심 사고가 습관을 가장 빨리 무너뜨린다
결과 기준으로만 스스로를 평가하게 된다면 과정이 늘 불안해진다. 오늘의 운동이 내일의 결과로 바로 이어지지 않으면 운동이 별 다른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그 단계를 이겨내지 못하고 방향을 바꾼다. 운동 루틴에 손을 대고, 목표를 바꾸고, 때로는 포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변화들은 더 나은 선택이 되는 경우는 많지 않고 오히려 불안을 덮기 위한 행동에 가깝다. 운동을 오래 하는 사람들은 그 기준이 다르다. 그들은 결과를 확인하기보다는 지금 이 행동에 더 의미를 둔다. 오늘 운동을 했고 이 생활 루틴을 유지했는지가 기준이 된다. 이 차이는 당장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시간이 갈 수록 그 차이가 벌어진다. 결과만을 쫓는 사람들은 쉽게 조급해지고 조급함은 선택을 흔든다. 반면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변화가 보이지 않아도 선택을 유지한다. 그리고 결과는 후자에게서 나타난다.
결론: 보이지 않는 시간은 낭비가 아니라 축적이다
결과가 보이지 않는 시기를 실패의 증거로 삼으면 안 된다. 오히려 결과가 바로 보이지 않을 때가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모든 변화는 어느 정도 축적을 버텨야만 눈에 보이게 결과로 드러난다. 운동이 삶에 가르쳐주는 중요한 태도 중 하나가 그 보이지 않는 때를 견디는 방법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느껴지는 날들이 사실 가장 많이 쌓이는 구간이라는 것을 몸으로 배우게 된다. 지금 아무 변화가 없는 것 같다면 방향을 바꾸지 말고 기준을 바꾸는 것을 추천한다. 결과가 아니라 지속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변화는 절대 빠르게 오지 않는다. 그러나 그 변화는 그 보이지 않는 힘든 시간들을 성실하게 지나온 사람에게만 결과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