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이 국내 주요 게임사 대표들과 만나 게임산업 전반의 규제 개선과 정책 지원에 대한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52시간 근로제의 유연화, 게임 질병코드 문제, 제작비 세액공제 등 다양한 현안이 심도 있게 논의되었으며, 게임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었습니다.
1. 주 52시간제 유연화, 게임 산업의 현실 반영 필요
국내 게임산업은 창의성과 속도가 요구되는 분야이지만, 현재의 노동 시간 규제는 글로벌 경쟁에서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대표는 "중국은 '996(오전 9시~오후 9시, 주 6일)' 근무체제를 유지하며 초고속 개발을 진행하는데, 우리는 경직된 주 52시간제 때문에 프로젝트 속도에서 밀리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크래프톤 김창한 대표 역시 "콘텐츠 산업은 노동시간이 아닌 성과 중심의 문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창의성과 자율성을 존중하는 근무 환경이 게임 산업의 본질에 더 적합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게임업계는 '재량근로제 확대'와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연장(3개월→1년)'을 제안했습니다. 이 제도들이 도입된다면 개발의 막바지 집중 구간에서 효율적으로 리소스를 투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습니다.
2. 질병코드와 규제 역차별, 정부의 인식 전환 필요
이번 간담회에서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걷어내고, 게임을 21세기 핵심 문화산업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도 전달되었습니다. 최휘영 장관은 "영화가 20세기의 문화였다면, 게임은 21세기의 문화다"라며 게임을 질병의 원인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 분명히 선을 그었습니다. 중국 게임의 국내 시장 점유율 증가와 관련하여, 국내 게임사가 등급분류, 청소년 보호,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등 다양한 법적 규제를 준수하고 있음에도 해외 게임사들은 이에 대한 의무가 없다는 점에서 형평성 문제가 지적되었습니다. 성준호 스마일게이트 대표는 "해외 게임사에도 국내법 기준을 적용해야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다"며 '국내 대리인 제도'의 개선을 통한 규제 형평성 확보를 촉구했습니다.
3. 게임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세액공제, 인재 육성 시급
게임산업을 수출 효자이자 K-컬처의 핵심 축으로 키우기 위해 산업 인프라 전반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성준호 대표는 "반도체처럼 게임도 전략산업으로 육성해야 하며, 대기업의 글로벌 성과가 중소 및 인디 게임사로 확산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창한 대표는 "게임은 영화보다 높은 개발비가 들지만, 세액공제 등 세제 혜택이 없다"고 지적하며 게임 전용 모태펀드 계정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또한 AI 시대에 필요한 인재 확보를 위한 병역특례 확대, GPU 확보를 위한 정부 인프라 지원도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이와 함께, e스포츠를 태권도처럼 국가가 육성하고 세계화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었습니다. 게임 과몰입과 관련한 ‘게임이용장애(질병코드)’ 명칭도 논란이 되었으며, 업계는 이 용어가 게임 자체를 병의 원인으로 인식하게 한다며 균형 잡힌 접근을 요구했습니다. 이번 게임업계 간담회는 단순한 의견 청취를 넘어 정부와 산업계가 현실적인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52시간제 유연화, 질병코드 프레임 해소, 세액공제 확대 등 게임산업의 발전을 위한 실질적 지원책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만큼, 앞으로 정책 반영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지켜보아야 할 시점입니다. 게임이 한국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업계가 더욱 긴밀히 협력하길 기대합니다.